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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내 웹진 톺아보기: 비슬라매거진

"궁금하면 읽고, 아니면 말아라"
마이클 ∙ 읽음 1,645 ∙ 2023.08.11
국내 웹진 톺아보기: 비슬라매거진

다시 돌아온 국내 웹진 톺아보기. 이번엔 비슬라 매거진이다. 비슬라는 다른 웹진과 뚜렷한 차별점을 지닌다. 현재 한국에서 ‘웹진’이라면 자고로 국내외 연예계 패션계의 모든 신보를 알려야만 할 것 같지만, 비슬라는 우직하게 자기 갈 길을 간다. 물론 새롭게 뜨고 있는 것도 다루기는 하지만, 해당 유행이 비슬라의 톤앤매너와 딱 맞을 경우에만 다루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좀 비틀어서 다루는 식이다. 가령 최근 잼버리 이슈도 한 번 우회해서 한국의 잼버리를 풍자하는 밈을 모아놓은 인스타그램 계정 @wsj2023_memes을 통해 다뤘다. 



그들은 서브컬처 매거진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칠 생각은 없다. 동시대인이라면 알아야 할 정보를 알려주는 웹진이 아니라, ‘우린 이렇게 재밌는 걸 알고 즐긴다. 궁금하면 읽고 아니면 말아라.’ 하는 웹진이다. 그래서 여타 매체보다 매니악하고 딥한 기사가 대부분이다. 물론 정말 읽을 사람만 읽어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럼, 비슬라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서브컬처 매거진

서브컬처, 즉 하위문화라 함은, 주류적이지 않은 집단이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이어지는 전자음악 파티, 때론 공권력에 저지되곤 하는 길거리 스케이트보딩, 부모님께 들켜선 안 되는 타투 문화 등이 이에 속한다. 비슬라는 이런 움직임에 주목한다. 마니아들에겐 반갑고, 이를 접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는 입구가 되는 미디어를 생산하는 것이다. 파티나 스케이트보드 등의 씬에서 새로운 물결을 끌고 온 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나누고, 그들에 관한 비디오를 만들어 빛을 비춘다. 


<레이브 프로젝트 팀 PERMIT 인터뷰> 보기 

<Skater Spotlight #1 은주원 & 이하빈> 보기 

<타투이스트 YOON3 인터뷰> 보기 

인터넷 정보 큐레이션

인터넷엔 정보가 너무 많고 우리는 우리 입맛에 맞는 정보만 보도록 강요된다. 그런데 개중 특이한 입맛을 지닌 사람도 있다. 홍어삼합을 즐기는 정도도 아니고, 에어컨 필터를 먹는 정도로 특이한 취향을 지닌 에디터가 비슬라에는 많다. 듣도보도 못한 스키점프 애니메이션 ‘Ski Jumping Pairs’를 들고 와서 갑작스레 소개해 주는 기사도 있고, 해괴망측한 갑옷, 발렌시아가 그리고 에곤 랩의 2020년도 컬렉션 사이를 꿰매 전해주는 기사도 있다. 이런 걸 누가 알고 있으며 누가 궁금해하는가? 그냥 재밌고 놀라울 뿐이다. 기사가 전해주는 사실은 물론 이걸 기사로 다루는 매거진이 있다는 점이. 


<황당무계 동계스포츠 애니메이션 “Ski Jumping Pairs” 이모저모> 보기 

<패션계 속 살아 숨 쉬어 온 컬트 갑옷의 대명사, ‘Siberian Bear Haunting Amor’> 보기 

특별한 기획 기사

근래 비슬라는 더욱 많은 시리즈 기사를 발행하고 있다. 꽤 오래 진행한 ‘디거의 노래’나 최근 활발히 게시되고 있는 ‘book and zine’ 또는 ‘get ready’ 등이다. 남들이 잘 모르는 음악을 디깅하고 그를 업으로 삼기도 하는 이들의 근황과 이야기, 또 그들이 추천하는 음악을 소개하는 시리즈인 ‘디거의 노래’는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비슬라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또 독립잡지를 뜻하는 진(zine)을 모으는 에디터가 진행하는 시리즈인 ‘book and zine’은 기상천외한 국내외의 독립잡지를 파헤치는 시리즈인데 -혼다의 미니바이크 몽키를 아카이빙한 진부터 태국의 약초를 다룬 진까지-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취향에 눈을 뜨게 만들어 준다. 


<디거의 노래 : Sunaoira ‘Noise’> 보기 

<Book and Zine #4 Honda Monkey File> 보기 

<Get Ready Ep.2 코리안 스케이터> 보기 

비디오 메이킹

최근에는 활발히 비디오도 내고 있다. 한 인물에 집중하는 다큐멘터리 방식의 필름이 주를 이룬다. 개중 ‘서울의 천사’ 시리즈는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93)>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해당 영화는 도시 속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느끼는 이들을 천사가 관찰하는 내용인데, 비슬라의 ‘서울의 천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대상을 비춘다. 또 다른 시리즈 ‘그림팝니다’는 갤러리나 소속사와 계약하지 못한 독립 예술가의 처절한 투쟁을 담는다. 반자본주의적인 사람의 상업적 노력이 시청자로 하여금 복잡한 맛을 느끼게 한다.


<“서울의 천사” – 김윤기 편> 보기 

<그림팝니다 ep.1 마포구> 보기 

마치며

국내 웹진 톺아보기: 비슬라매거진 "궁금하면 읽고, 아니면 말아라"

본문에서 다룬 내용을 제외하고도 비슬라에서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헬무트 랭, 피비 파일로 같은 전설적인 디자이너에 관한 이모저모라거나 흥미로운 인스타그램 계정,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과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인 비슬라 매거진. 이미 그들이 가진 단단한 독자층 덕분에 그들은 계속 달려 나갈 수 있을 거다. 그들의 행보를 앞으로도 응원한다. 


비슬라 공식 웹사이트

비슬라 인스타그램 계정 

비슬라 공식 유튜브 

<국내 웹진 톺아보기: 아이즈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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