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2월 한국 진출 예정 소식이 전해진 팔라스 스케이트보드(Palace Skateboard·이하 ‘팔라스’)가 오는 2월 3일 드디어 한국에 매장을 오픈한다. 오늘은 이를 기념하여 런던에서 서울에 이르기까지 팔라스가 걸어온 길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 첫 번째 에피소드는 ‘팔라스의 시작’이다. 

팔라스 이전의 레브 탄주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팔라스의 설립자이자 최근 휠라의 프리미엄 라인 ‘휠라플러스’의 론칭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며 화제를 모았던 인물, ‘레브 탄주’. 1982년 런던에서 전직 프로 축구선수 출신인 터키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축구 종주국 영국 태생답게 축구도 무척이나 좋아했며 어린 시절부터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심취해 있었다. 스케이트보드와 축구, 이 두 가지 스포츠는 훗날 팔라스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팔라스의 근원, PWBC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레브 탄주는 1998년부터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런던의 상징적인 스케이트 파크 사우스 뱅크 인근 워털루의 허름한 숙소에서 살며 매일같이 스케이트를 타러 다녔는데, 당시 그들이 지내던 곳을 부르던 이름이 바로 ‘Palace’이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

팔라스 주변에는 사우스 뱅크 외에도 스케이트 숍 ‘사이드(Cide)’가 있었고, 탄주와 친구들이 스케이트를 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그렇게 그곳에서 팔라스의 시초, ‘PWBC (Palace Wayward Boys Choir)’라는 이름의 크루가 탄생하게 된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

탄주는 PWBC의 리더로서 멤버들을 위한 스케이트보드 덱을 만들거나 스케이트보드 기술을 촬영한 VHS 영상을 제작했고, 해당 영상들을 판매하며 크루의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팔라스의 시작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레브 탄주는 런던의 전설적인 스케이트 숍 ‘슬램 시티(Slam City)’에서 일을 했는데, 그는 늘 영국엔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입을 만한 브랜드가 없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탄주는 미국의 슈프림을 리스펙하는 동시에 자신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자신감은 근간은 스케이트보드와 더불어 축구와 하우스 음악 등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온 가장 영국적인 것들에 있었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

탄주는 PWBC의 멤버이자 슬램 시티의 공동소유주였던 가레스 스큐이스(Gareth Skewis)에게 동업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2009년 팔라스를 설립하게 된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

당시 전세계 스케이트보드 신의 중심은 슈프림이 탄생한 뉴욕이었다. 탄주는 자신의 스케이터 친구들이 돈 걱정 없이 스케이트를 타길 바랐고, 영국 스케이트보드 신이 활성화되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팔라스 설립 이후 PWBC에서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친구들을 팔라스의 직원으로 채용했다.

여담으로 당시 초창기 팔라스의 멤버들은 훗날 패션신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게 되는데, 대표적인 인물로는 루시엔 클라크(Lucien Clarke)와 블론디 맥코이(Blondey McCoy) 등이 있다. 이들은 프로스케이터와 모델, 디렉터 등 다양하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루시엔 클라크는 패션 브랜드 DCV’87을 전개하고 있으며, 슈프림과 루이비통의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2020년엔 루이비통 최초의 스케이터로 영입되었고, 루이비통은 그와 함께 최초의 스케이트보드 슈즈 ‘루시엔 클라크 프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루이비통의 남성복 아트 디렉터였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슈즈다.

블론디 맥코이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템즈(Thames)’를 설립했으며, 아디다스의 캠페인 모델로 출연한 데 이어 아디다스와 협업해 여러 차례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트라이퍼그의 탄생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

팔라스라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로고다. 나이키의 스우시, 아디다스의 삼선과 트레포일, 슈프림의 박스 로고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모두 아이코닉한 로고를 가지고 있다. 팔라스의 ‘트라이퍼그(Tri-ferg)’ 로고 역시 대단히 아이코닉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이 로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힌트는 바로 로고의 이름에 있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트라이퍼그는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의 디자인 디렉터를 역임한 퍼거스 퍼셀(Fergus Purcell)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팔라스를 설립하기로 한 레브 탄주는 이미 브랜드에 대한 모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로고만 있으면 되는 상태였다. 그때 팔라스의 공동설립자 가레스 스큐이스가 탄주에게 퍼거스 퍼셀을 소개해줬고, 퍼거스 퍼셀은 펜로즈 삼각형에 착안해 팔라스의 로고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로고의 이름도 그의 이름을 따 '트라이퍼그(퍼기가 만든 삼각형)'가 된 것이다. 

마치며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Ep.01길거리 스케이트보더 출신이었던 레브 탄주가 어떻게 팔라스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살펴보며 이렇게 첫 번째 에피소드를 마친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팔라스와 함께 한 인물들과 브랜드, 그리고 팔라스의 지향점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From 런던 To 서울, 팔라스가 걸어온 길> 시리즈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팔라스 서울 매장의 오픈을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Image by © adidas, blondey mccoy, dlxsf, fila plus, free skate mag, highsnobiety, hypebeast, i-d magazine, ietp shops, lucien clarke, palace, shopfrontelegy, supereme, the guardian